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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래버스, 카니발스러운 미국산 대형 SUV

오토헤럴드 조회 수3,614 등록일 2019.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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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쉐보레 브랜드의 대형 SUV '트래버스(Traverse)'를 시승했다. 요즘 완성차를 수입해 판매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는 한국지엠이 들여와 판매하는 미국산 모델이다. 5200mm에 달하는 전장, 1785mm의 전고, 2000mm의 전폭은 같은 차급에서 볼 수 없는 크기, 따라서 첫인상은 대단히 위압적이다.

크기와 다르게 외관은 소박하다. 크롬이 전면 그릴 부, 측면 유리의 둘레, 도어 하단 가니쉬, 후면 센터 라인과 범퍼 라인에 사용이 됐지만 천박하지 않게 적당히 고급스럽다. 반면, 두툼한 D 필러가 측면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20인치 대형 사이즈의 타이어와 넉넉한 공간을 확보한 휠 아치, 2개의 배기구와 루프랙, 리어 범퍼에 숨겨진 견인 장치 등은 트래버스가 SUV라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실내로 들어서는 순간, 기아차 카니발이 떠올랐다. 캡틴 시트로 부르는 2열의 독립형 시트를 포함해 3열을 갖춘 7인승(2×2×4) 트래버스의 공간이 보통의 대형 SUV와 다르게 상상한 것 이상으로 컸기 때문이다. 3073mm나 되는 휠 베이스로 확보한 실내 공간의 여유가 2열을 넓게 잡아도 3열 공간에 불편함이 없게 해준다.

850mm나 되는 3열 레그룸은 넉넉하지 않아도 성인 탑승에 무리가 없다. 대부분 시트를 떼어버리거나 젖혀 놓고 짐칸으로 쓰는 경쟁 모델과 확실히 대비가 된다. 3열까지 사용을 해도 러기지의 용량은  651ℓ, 2열과 3열을 접으면 최대 2780ℓ나 확보된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공간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지만, 시트 베리에이션 대부분이 수동으로 이뤄진다는 점은 아쉽다. 경쟁차의 경우 버튼으로 쉽게 다양한 구성을 할 수 있다. 운전석은 트래버스의 웅장한 외관에 비해 조촐하다. 클러스터나 센터패시아의 구성은 실용성을 우선하는 미국형, 따라서 단순한 디자인에 기본적인 것만 제공된다.

화려한 사양은 없지만 시트의 착좌감이 뛰어나고 민트 계열의 배경 조명은 이런 저런 기기를 작동하고 정보를 바라보는 시인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 원격시동이 가능한 스마트키 시스템과 파워 리프트 게이트 등의 편의사양도 적용됐다. 전용 고해상도 광각 카메라로 후방 영상을 보여주는 룸미러, 자동으로 열고 닫히는 테일 게이트의 센서 위치를 노면 바닥에 표시하는 설정도 독특했다.

안전 사양은 센터 에어백을 포함해 모두 7개의 에어백과 사각지대 경고, 후측방 감지, 전방 추돌 경고 등 풍부하게 제공된다. 이 가운데 센터 에어백은 측면 충돌 시 1열 탑승자가 서로 부딪혀 발생할 수 있는 2차 부상을 막기 위한 것이다. 반면 요즘 국산차 대부분에 적용되고 있는 차선유지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첨단 운전 보조 사양은 제공되지 않는다.

3.6ℓ 6기통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하이드라매틱 9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 트래버스의 구동계는 314마력(6800rpm), 36.8kg.m(2800rp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넉넉한 힘을 가진 만큼, 서울 잠실에서 강원도 양양까지 가는 거칠고 빠른 주행을 여유 있게 받아준다.

트래버스에 적용된 5링크 멀티 리어 서스펜션은 고속은 물론 잠깐의 세미 오프로드, 포장이 되지 않은 주차장을 지날 때 나타나는 차체 반응을 인상적으로 만들어 줬다. 후미의 추종력이 완벽하고 바운스도 부드럽지만 적당한 무르기로 대응해 준다. 덕분에 1시간가량 3열에 앉아 이동했지만 차체의 움직임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는 많지 않았다.

5m가 넘는 전장에도 회전 능력이 뛰어난 것도 인상적이다. 랙 타입(R-MDPS) 조향 시스템의 차이를 직접 느끼지는 못했지만 좁고 깊은 굽은 길을 한 번에 탈출하는 등 큰 덩치를 쉽게 다룰 수 있게 하는데 도움이 된 것은 분명했다. N.V.H는 적극적인 편이 아니다. 풍절음, 바닥 소음이 꽤 들리고 따라서 1열과 3열 탑승자 간 대화는 평소보다 조금 높은 목소리를 내야 가능하다. 사륜구동 주행에서 바닥 쪽의 진동이 조금 세지는 것도 느낄 수 있다.

주행모드는 전륜, 사륜, 오프로드, 토우 홀 모드로 구분된다. 전륜 모드에서는 프로펠러 샤프트의 회전을 차단해 동력손실을 최소화, 연료 효율성을 높여주는 스위처블 AWD(Switchable AWD) 시스템이 적용됐다. 샤프트가 회전하는 상태로 이륜과 사륜이 전환되는 일반적인 시스템과 분명하게 다른 기술이다.

트래버스는 트레일러 등을 견인하는데도 최적화돼 있다. 트레일러가 급격하게 좌우로 흔들리는 스웨이 현상을 감지해 대응하는 스웨이 컨트롤 시스템,  히든 순정 트레일러 히치 리시버와 커넥터가 기본 사양으로 제공된다. 견인 능력은 최대 2.2t이다.

<총평>

트래버스는 현대차 팰리세이드, 포드 익스플로러와 경쟁하는 3열 구조의 대형 SUV다. 차급과 차종에 걸맞은 다양한 사양을 갖췄고 공간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았다. 인테리어의 구성이 세련되지 않다는 점이 걸리기는 하지만 실용적이고 기본적인 것은 갖춰놨다. 경제성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4520만 원부터 시작하는 가격은 현대차 팰리세이드의 최고급 트림(4408만 원)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쉐보레는 공간, 특히 3열을 강조하고 있지만, 경쟁력으로 보기가 애매하다. 4열을 가지고도 3900만 원대에 판매되는 기아차 카니발도 있다. 고속도로 위주로 달렸지만, 연비는 인증 수치인 8.3km/ℓ(복합)에 미치지 못했다. 가격과 연료의 경제성, 경쟁차와 대비되는 사양으로 보면 고민이 깊어질 듯하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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